[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약 1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선거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의 시나리오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의 결과와 무관하게 주식시장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에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세제부터 이민, 무역 등 굵직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면서 주식과 금리, 달러까지 금융자산에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마이크 브라운을 지지하기 위해 인디애나주(州) 에번즈빌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원 전 의석이 물갈이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세제 개혁을 주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개인 납세자를 중심으로 또 한 차례 대대적인 세금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경우 법인세를 25%로 올리는 한편 고소득자의 세금을 인상해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이 기업 수익성 향상과 뉴욕증시 상승의 동력을 제공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간선거 판도가 주가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 밀러 앤 워싱턴의 마이클 파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 그의 정책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섹터별 주가 향방도 엇갈릴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현실화될 경우 이른바 FANG을 포함한 성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한편 제약주와 배당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점령할 경우 주요국과 무역 마찰이 진정, 증시 전반에 훈풍을 내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개혁에 제동이 걸리면서 제약주에 호재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화당이 승리할 때는 반대의 결과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티펠 니콜라우스는 중간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뉴욕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한편 무게 중심이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상하원 가운데 어느 한 쪽을 민주당에 뺏길 경우 주식시장이 일정 기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동반 강세 흐름을 보이는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도 중간선거의 결과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NP 파리바는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때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과 재정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이는 달러화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국채 수익률은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지배력을 유지할 때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BNP 파리바는 예상했다. 반면 민주당이 승리할 때 금리가 완만한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달러화와 금리 향방은 글로벌 주요국 금융시장 및 상품시장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내달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가 광범위하게 도미노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트 미스킨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증시 향방의 반전을 예고하는 신호들이 적지 않게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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