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무역, 군사, 외교, 안보 전방위 측면에서 중국 첨단산업 공급망을 차단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을 같이 성장해야 할 강국으로 보는 대신 초반에 싹을 없애야 할 경쟁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관세전으로 시작한 양국 간 충돌이 다양한 측면으로 확산되며 장기화될 것이라고 FP는 전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4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 민주주의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포문을 열고 “중국이 경제 자유화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경제적 침략을 택했고 이제 이러한 행태가 군사 안보 측면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점차 수위를 높여 중국을 공격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중국이 미 군수산업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닷컴 등 주요 기술 기업에 공급한 마더보드에 감시용 마이크로 칩을 이식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2015년부터 일급기밀로 수사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료들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부품을 둘러싼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 왔지만, 이번 블룸버그 보도는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퍼져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켰다.
앞서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는 연례 보고서에서 소프트웨어 공급망에 대한 외국의 공격 위협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바 있고, 미국 의회 자문그룹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정부 기관에 공급되는 중국산 첨단기술 제품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기술 기업들이 전 세계 공급망을 이용해 국가 안보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 세계 기술 산업 전반에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와 5세대 휴대폰 기술 분야에서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이 때에 중국 기업들이 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혹을 던지기만 해도 중국으로서는 치명타를 맞게 된다.
첨단기술 수출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급격히 위축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산업 분야로도 파급 영향을 미치게 된다.
F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처럼 중국의 제조업 발전 계획에 찬 물을 끼얹어 공급망을 다시 미국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해, 최근 무역 분야에서 그치지 않고 이처럼 기술, 군사, 외교, 안보 등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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