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경쟁력 제고·경제 개방 서두르는 계기 될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미중 무역 전쟁이 결국은 중국 경제 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4일(현지시각) CNN은 분석기사에서 미중 무역 전쟁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 발전도 서두르는 촉매제가 될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의 경제 개방도 서두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양국 간 관세 전쟁으로 중국 기업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당장은 뼈아픈 변화를 서둘러 결국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더 매력적인 경제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 미 상무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주요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재했을 때 중국 내에서는 자국 경제의 자급자족력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미 외교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 소속 중국 경제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중국 국내 혁신 노력이 더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반도체와 같은 기술 산업 부문을 한순간에 발전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이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산업 부문에서 미국산 반도체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케네디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 악화를 계기로 중국이 한국과 일본, 이스라엘, 유럽 국가들과의 선진 기술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서치업체 피치 솔루션스 애널리스트 케니 류도 지난 몇 달 동안 자국 기술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와 같은 분야에서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더 끈질긴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결국 무역 전쟁은 이러한 개혁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유럽 국제경영대학원 슈빈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아주 빨리 반응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중국 민간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추가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과 재계 지도자들은 과거 중국이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개방 개혁 노력을 할지 의문을 가졌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지금 전문가들은 당국이 개방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감세를 포함해 경제 둔화를 막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며, 지난달 리커창 총리는 더 많은 친기업 정책을 약속하기도 했다. 만약 중국이 외국 기업들로부터의 더 많은 경쟁을 허용한다면 중국 기업들도 생산력을 개선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XA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선임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 에이든 야오는 “장기적으로 그러한 변화들은 중국 경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며, 중국이 더 높은 성장 퀄리티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