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사, 전문성 등 고려 선발...노조·산은“철수 위한 꼼수” 반발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미국 제네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의 신설 법인을 이끌 수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새 사장에는 미국GM본사 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르면 내달초 최종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한국GM 측은 보고 있다.
5일 한국GM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GM은 조만간 본사 부사장급(Vice) 이상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국GM 신설법인 사장 선임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차량 연구개발(R&D)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한국GM 신설법인의 성격을 고려, 전문성과 적합성, 도덕성 등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사장 후보를 물색한다. 이달 중순까지 10여명의 후보들을 추천 받은 뒤 이달 말까지 최종후보군 3명으로 압축할 방침이다.
최종후보군을 가리기 위한 이 절차는 미국GM본사 인사부서, 법무부서 등으로 구성한 임시태스크포스(T/F)에서 진행한다.
이후 메리 바라 GM 회장과 배리 앵글 해외사업 본부장, 마이클 심코 세계 디자인 본부장 등 주요 임원의 면접과 심사 절차를 거쳐 단독 사장 후보를 선정한다. 오는 11월 초 임시이사회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 한국GM 신설법인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조 측 반대와 관계없이 미국GM 본사에서는 사장 선임에 들어갈 것이고, 올해 안으로 법인명까지 최종 발표할 것이다”며 “이달 말까지 사장 후보를 최소화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부평 디자인센터.[사진=한국GM] |
현재 한국GM과 한국GM 노동조합은 ‘신설법인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한국GM은 한국이 해외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곳으로 중요성이 올라가는 만큼 전문성을 지닌 독립 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 부평의 연구개발본부와 디자인센터를 묶어서 별도의 법인으로 분할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는 '법인 분리가 제2의 공장폐쇄 또는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노조측은 군산공장 폐쇄 경험에 비춰 앞으로 분할매각 내지 ‘먹튀’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비판하는 입장이다.
실제 이날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도 “(새로운 사장 선임 등에 대해) 모두 반대하고 철수를 위한 꼼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G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별도법인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산업은행 또한 장차 생산공장의 분할매각 내지 철수를 겨냥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달 12일 한국GM의 법인 분할안건을 위한 주주총회를 막으려고, 인천지방법원에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GM이 일방적으로 신설법인을 추진하는 것은 기본협약의 정신에 위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GM 관계자는 “회사 발전을 위해서 경영정상화 방안에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며 “확대해석 하는 것은 금물”고 반박했다.
한편 카허 카젬 사장은 오는 10일 예정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신설법인 설립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