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와 동일한 엔진…가격 인하도 검토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한국지엠(GM)이 올해 10월 말리부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간다. 모델 출시와 함께 1.6리터(ℓ) 디젤 모델도 라인업에 합류한다. 한국GM은 현대자동차 쏘나타 디젤 단종에 따른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10월 출시예정인 2019년형 말리부를 1.5ℓ‧2.0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 등 3가지 엔진 사양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말리부에 디젤 모델을 추가하는 건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한국GM은 유로6(유럽 연합이 도입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단계)를 충족시키지 못해 말리부 디젤을 단종 했다. 이번에 내놓는 말리부 디젤에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와 동일한 엔진으로, 유로6를 충족한다.
크루즈와 이쿼녹스에 장착한 1.6ℓ CDTi 디젤은 독일 오펠이 개발한 엔진으로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134마력, 최대토크는 32.6㎏·m를 발휘한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쟁사에겐 중형세단 디젤이 큰 시장이 아닐지 몰라도 우리에겐 상당히 도움 될 만한 규모다”며 “일단 10월에 디젤 모델을 넣을 예정인데, 시점이 조정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10월 신모델이 출시예정인 말리부.[사진=한국지엠] |
스파크와 함께 한국GM 판매를 견인하던 말리부는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말리부는 6211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8.4% 급감했다. 월평균 1000대 수준까지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스파크가 3850대를 기록하며 철수설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지만, 말리부는 감소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 출시를 최대한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캡티바가 단종되면서 말리부 한 차종만을 생산하고 있다. 가동률은 30% 미만으로, 일주일에 이삼일 가량만 공장을 돌리고 있다.
이에 한국GM은 말리부 판매 증가가 고용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말리부의 판매가 늘어나면 공장 가동률이 상승해 유휴 인력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판매 실적, 고용 문제 등 다양한 면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게 많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말리부”라며 “이쿼녹스는 수입하는 모델이지만 말리부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지난 5년간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형차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26만4931대에서 지난 2017년 23만100대로 3만대 이상 줄었다. 여기에 벤츠 E클래스,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수입차의 가격 공세도 매우 거세다.
이 때문에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엔 기존 연식변경 모델과 다르게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 디자인으로 정면 승부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걸 논의하고 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