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대미 투자가 급감했다.
양국 정치권이 날을 세우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IT 투자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 위안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리서치 업체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1~9월 사이 중국의 대미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급감했다.
2년 전 고점에 비해서는 무려 92%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 이후 중국 기업의 미국 M&A는 2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같은 기간 34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불과 2년 사이 대폭 줄어든 셈이다.
올해 M&A 실적은 지난해 1~9월 59억달러에 비해서도 반토막에 불과한 수치다.
양국 M&A 시장에 한파가 닥친 것은 무역 마찰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IT 기술을 빼내가고 있다는 비판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날로 고조되는 데다 투자 장벽을 높인 것도 M&A를 마비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관세 전면전의 충격으로 중국 위안화가 급락, 기업들의 미국 기업 및 자산 인수 여건이 크게 불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규제 역시 기업 M&A에 제동을 걸었다.
케이위안 캐피탈의 브룩 실버스 이사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 속에 무역시장에서 입지도 약화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크게 위축된 배경을 설명했다.
대어급 M&A가 추진됐다가 좌절된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미국 송금 서비스 업체 머니그램을 12억달러에 인수하려고 나섰다가 불발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시노 IC 캐피탈의 반도체 업체 엑세라 인수 계획도 좌절됐고, HNA 그룹의 스카이브릿지 캐피탈 인수도 실패로 돌아갔다.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전망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를 이끌어낸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일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기업의 다른 지역 M&A도 위축됐다. 지난 3분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M&A가 1646억달러로 26% 감소했고, 국내 M&A도 20%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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