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경찰서를 도주했다가 약 50여일 만에 잡힌 일본 남성이 그동안 자전거 여행자 행세를 하며 경찰 수사를 피해왔다고 2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29일 히다 준야(樋田淳也·30) 용의자는 도주 48일만에 야마구치(山口)현 슈난(周南)시에서 체포됐다.
지난 8월 12일 그는 강도상해와 절도, 성폭행 혐의로 오사카(大阪) 돈다바야시(富田林)경찰서에 체포됐다가 변호인 접견 후 아크릴 판을 깨고 탈주에 성공했다. 이후 일본 경찰이 약 3000명의 인력을 풀어 검거에 나섰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자전거 여행자인 척을 하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다녔던 히다 준야.가운데 들고 있는 종이엔 '지금 자전거로 일본 종단 중' 이라고 적혀있다. [사진=NHK] |
검거 당시 히다 용의자는 그가 '선배'라고 부르는 40대 남성과 함께 자전거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9월 18일부터 약 1주일 간은 야마구치(山口)현 스오오시마(周防大島)초 휴게소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오오시마초 휴게소의 지배인은 9월 18일 짐을 가득 실은 자전거 2대를 발견해 근처에 있던 남성에게 "일본 일주를 하고 있나보네요. 어디서 왔나요?"라고 말을 걸었다.
검게 그을린 모습에 삭발한 히다 용의자는 자신은 와카야마(和歌山) 출신이며, 3개월 전에 와카야마를 출발해 일본 일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행하고 있던 40대 남성은 싯코쿠(四国)에서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히다 용의자는 지배인이 페이스북용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여행 루트를 그린 지도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한다. 또 같은달 25일에는 "자전거로 일본 종단 중"이라고 적힌 종이를 갖고 기념촬영에 응했다. 해당 지배인에게는 "반드시 일본 일주를 달성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히다 용의자와 자전거로 함께 동행한 남성은 당국의 조사에서 둘이 9월 초순 에히메(愛媛)현에서부터 히로시마(広島)를 거쳐 9월 하순엔 야마구치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히다 용의자는 9월 29일 슈난시의 휴게소에서 식료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스오오시마초 휴게소의 지배인은 뉴스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이 만난 인물이 히다 용의자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사진촬영 때 입가를 가렸고,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땐 선글라스를 끼곤 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여행자인 척을 하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다녔던 히다 준야. 브이포즈로 교묘하게 입쪽을 가리고 있다. [사진=NHK] |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