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日노벨상 수상자 혼조 다스쿠 교수 "내 머리로 납득할 때까지 연구"

기사입력 : 2018년10월02일 09:20

최종수정 : 2018년10월02일 10:21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
환자들이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할 때 연구의 의미를 실감해
"이번 수상이 기초분야 연구자들에게 용기주길"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내 눈으로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연구한다.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한다"

1일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혼조 다스쿠(本庶佑)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수상 소감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혼조 교수는 연구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를 묻자 호기심과 쉽게 믿지 않는 태도가 자신의 기본 자세라고 밝혔다.

또 그는 "생명과학은 (기초분야 연구없이) 응용만을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한한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고 특히 젊은이들에게 줘야한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면역을 억제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단백질 'PD-1'을 발견해 암 치료제 '옵디보'의 실용화에 기여했다. 혼조 교수는 1991년 PD-1 단백질을 처음 찾아내 관련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후 면역 움직임 억제를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2011년 이를 공표했다.

노벨상 수상 기자회견에 나선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암 회복 환자가 감사하다 할 때 연구의 의미 실감"

이날 교토대학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혼조 교수는 "수상은 대단히 명예로운 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랜시간 고생해온 공동 연구자, 학생들, 지지해준 가족과 말로 다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자신의 발견이 '옵디보'라는 새로운 암 치료제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치료법에 따라 심각한 암에서 회복한 환자들이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말해줄 때 내 연구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며 "가장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은 행운아"라는 말을 반복했다. 1992년 논문으로 발표한 PD-1의 발견에 대해서도 "암 치료약으로 이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연구하는 과정에서 암이나 면역분야 전문가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줬으며 그 외에도 많은 행운이 있었기에 상을 수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에 임할 때 가장 신경쓰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호기심과 쉽게 믿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의 눈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연구한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일본의 기초과학분야 연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초분야 연구가 임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번의 노벨상 수상이 기초분야 연구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들은 아직 생명과학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명과학은 (기초분야 연구 없이) 응용만 한다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생명과학은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고 특히 젊은이들에게 줘야 한다"며 "1억엔을 1명이 아닌 10명에게 줘서 가능성을 추구하는 편이 생명과학에선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회견에서 그는 어린 학생들을 향해 "중요한 것을 알고 싶은 마음, 신기하다고 여기는 마음을 소중히 해야 한다"며 "과학서에 써있는 것을 그대로 믿지 말고 실제로는 어떻게 되어있는 건지 알고 싶다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며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 연구에는 '여섯개의 C' 필요…공부도 놀기도 열심히

혼조 교수는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여섯개의 C'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C는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지속(Continuation)의 앞글자로 그는 이 여섯가지를 학생시절에 추구해왔다고 말했다. 

1942년 교토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천체망원경으로 토성의 고리를 보여준 일에 감동을 받아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후 대학수험을 거쳐 외교관과 변호사, 의사 3가지를 놓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임상의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의학 연구자가 되는 게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교토대 의학부에 입학했다. 

동급생인 나카니시 시게타다(中西重忠) 교토대 의학부 명예교수는 "혼조 교수와 만난지 얼마 안돼 그가 굉장히 유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신만만했지만 순수해서 사랑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시절엔 학부대항 보트 레이스에 참가하는 한편 가까운 마작방에 가서 아침까지 마작을 하기도 했다.

혼조 교수는 학부시절 세계적인 생화학자 하야시 오사무(早石修) 교수의 세미나에 참가했왔다. 나카니시 교수를 포함한 동급생과 밤샘 마작을 한 뒤 "세미나에서 논문 발표 당번이니까 돌아갈게"라고 말하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그렇게 중요한 세미나라면 보통 마작을 하면 안되는데 그는 마작도 하고 공부도 했다"며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공부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하는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힘든 일도 정말로 열심히하는 인물로 노벨상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혼조 교수가 지금도 하고 있는 취미는 골프다. 회견에서 그는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에이지 슛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에이지 슛은 자기 나이보다 같거나 적은 스코어로 18홀을 도는 것을 뜻한다. 그는 현재 76세다.

그는 자주 다니는 골프장의 코스를 몇 번이나 돌아도 공이 떨어지는 장소의 경사나 잔디가 자란 정도, 기후 등의 요소가 늘 달라진다면서 "매회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연구와 겹친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교수와도 골프 친구다.

◆ 노벨상 수상 전화를 받고 "응-"

혼조 교수가 노벨상 수상 전화를 받은 건 1일 오후 5시로, 교수실에서 논문 퇴고를 하고 있을 때였다. 연구실에 소속된 지야모토 겐지(茶本健司) 준교수(조교수)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비서에게 전화를 넘겨받고 영어로 "영광입니다"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지야모토 준교수가 "노벨상입니까?"라고 묻자 혼조 교수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응-'이라는 답변은 좋은 실험데이터가 나왔을 때 내는 혼조 교수의 버릇이라고 했다. 

혼조 교수는 오랜시간 함께 일해온 여성 비서에게 "지금까지 고맙다"고 말하며 악수한 뒤 교실로 이동해 학생들에게 영어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지야모토 준교수가 "노벨상 전화가 왔다"고 덧붙이자 교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