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탈퇴를 표명한 이란 핵협정 계속에 대한 지지를 전달했다고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핵협정을 둘러싸고 로하니 대통령이 “협정이 계속될 수 있도록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으며, 아베 총리는 “이란이 협정을 계속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도 협력,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정권 출범 이후 유엔 총회를 통해 매년 로하니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정상회담은 이번으로 7번째가 된다.
25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은 이란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와 원유 확보를 중시하는 반면, 미국의 입장도 배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과 미국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지난 6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실무 협의를 개최했다. 일본은 미국에 이란산 원유의 금수 조치 적용 제외와 일본 기업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섭은 난항 중이다.
현재 일본이 이란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원유는 전체의 5% 정도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지난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핵협정 이전에 비해 늘지 않았다”며 “5%는 유지해 줬으면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본의 정유 기업들은 정부 간 교섭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가 발동될 것을 우려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로하니 대통령이 요청해 왔던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에 대해 이번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은 지난 1978년 9월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총리 이후 중단된 상태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는 총리의 이란 방문은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모습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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