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달러 규모 대중 3차 관세에 예외 절차 시작 안해...미국 기업들 무조건 공급망 바꾸라는 압박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3차 관세 공격을 가한 지 며칠 만에 무역전쟁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중국에 강하게 나가야 할 때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이 오랫동안 우리를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 2차 관세공격에서 5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물린 데 이어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내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한 후 내년부터 관세율을 25%로 상향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 관세 조치에 보복 조치로 응수하면 나머지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지도부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격이 중국의 경제 굴기를 억누르려는 의도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행정부 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상당히 경계하는 대중 강경파가 힘을 얻고 있음을 반영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3차 관세 부과를 발표한 후 통상적으로 이행했던 관세 예외신청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글로벌 공급 체인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예외신청 절차는 해당 제품이 중국에서만 수입할 수 있는 것인지, 새로 부과되는 관세가 해당 기업 및 미국 이익에 심각한 손실을 미치는지 검토하는 과정인데,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러한 검토 없이 무조건 중국에 중심을 둔 공급 체인을 변경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관세율을 일단 10%로 낮게 책정했으므로 공급 체인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 3개월 이상 남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너선 골드 전미소매업연맹(NRF) 공급망·관세정책 담당 부회장은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공급 체인을 바꿀 수는 없다”며 “새 공급업체를 찾는 데는 몇 년이 걸리고 빨라도 몇 개월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관세는 미국 기업과 결국에는 미국 소비자들을 부당하게 응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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