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 강해지면서 양국의 경제 및 무역 관계가 아예 단절돼 신(新)냉전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공격을 펼쳤고, 중국이 3차 관세전에서도 보복 조치에 나서면 2650억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려, 결국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 강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침해, 보조금 정책 등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중국만의 경제 시스템에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양국 간 무역 불균형으로 중국이 관세전에서 밀리고 있지만, 미달러가 상승하고 중국 위안화가 하락하면서 미국 관세공격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한편 중국의 관세공격 효과는 배가되고 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안보담당 보좌관을 지낸 애론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제 세계는 미국과 중국, 두 개의 중심점을 두고 굴러가게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두 갈래로 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의 40년 간 상호의존성을 키워온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무역 관계가 이처럼 단절되면 세계경제에 어마어마한 파급 효과가 미치고 금융시장이 뒤흔들리고 글로벌 공급체인이 재편되며 군사 충돌까지 가능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중 연간 무역 규모는 2006년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 현재 세계 21위 경제국인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다.
현재로서는 미·중 관계가 전면 결렬될 가능성은 장기적인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말까지 무역 갈등이 계속되다가 양국에서 점차 경제적 고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미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도 관세를 물리면 이제 정말로 경제 냉전”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허슨 유라시아그룹 아시아부문 책임자는 “지금 관심이 관세에만 집중돼 있지만, 이는 여러 가지 사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비관세 조치들도 상당히 중요하며 어쩌면 관세보다 더욱 장기적인 여파를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대중 강경파들은 중국의 미국 무역과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로 미국과 중국 경제가 탈동조화되고 있는 데에 흡족해하고 있다고 허슨은 전했다.
하지만 미·중 경제 냉전은 양국에 상당한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의 거시 무역 및 투자 담당 국장인 캐롤라인 프룬드가 지적했다.
프룬드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서로 부과하면, 미국 GDP 규모는 1.6%, 중국 GDP는 3.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위안화와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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