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시간만 50시간…경유 1회 시 200만원으로 급등
중동 허브 공항 폐쇄가 원인…원유 가격 상승도 한몫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 아버지와 함께 주류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이모(28) 씨는 이번 주 토요일인 오는 7일 프랑스 파리 출장을 위해 항공권을 조회했다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100만원 안팎이던 파리행 왕복 항공권 가격이 300만원대로 3배 넘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버지만 출장에 나서고 이씨는 한국에 남기로 했다. 이씨는 "직업 특성상 출장을 자주 가는데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후 중동 일대 영공이 통제되는 등 하늘길이 막히면서 유럽행 항공권 가격도 단기간 치솟았다.
6일 항공권 검색·예약 플랫폼을 조회하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일주일 전만 해도 50만원대 수준이던 인천발 파리행(경유 포함) 편도 항공권 최저가는 오는 7일 출국 기준 120만원을 넘겼다. 마드리드·런던·베를린 등 주요 유럽 도시행 항공권 역시 같은 기간 약 2배 이상 오르며 10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확인되는 최저가 항공권의 조건도 열악하다. 경유만 2~3회에 비행시간이 50시간을 넘기는 등 사실상 이용이 어려운 초장거리 노선이 대부분이다. 경유를 1회로 줄이면 항공권 가격은 최소 200만원대로 다시 치솟는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는 두바이 공항 등 중동 주요 허브 공항의 폐쇄가 꼽힌다.
실제로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두바이, 아부다비, 도하 등 중동의 허브 공항들이 잇따라 폐쇄됐다. 이날 기준 일부 노선의 운항이 재개되긴 했으나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정상적인 운항은 어려운 상태다. 대한항공 역시 오는 8일까지 인천-두바이 직항 노선 운항을 선제적으로 중단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주요 허브 공항이 폐쇄되면서 여러 항공기가 우회 항로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비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임이 오르고 이들 공항을 경유하던 노선까지 막히며 공급이 줄어든 것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상승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쟁으로 인해 세계 핵심 원유 생산지인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순식간에 뛰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7일 71.8달러에서 지난 5일 89.3달러로 약 24% 가량 급등했다.
이 교수는 "항공 운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며 "국제 유가 급등은 곧바로 티켓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제약과 운항 원가 상승이 맞물려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