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사업 TF 중심 사업 재개 움직임 빨라질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자인 현대그룹의 향후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아직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 등 대북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어 현대그룹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사업 재개 기대감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산도 변할 만큼의 지난 10년 동안 현대그룹은 대북 사업 중단과 함께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현대그룹 사옥 [사진=뉴스핌DB] |
19일 현대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올해는 현대그룹이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이후 만 20년째인 해다. 또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도 꼭 10년째다. 현대그룹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대북 사업 재개를 노렸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한때 재계를 대표하던 현대그룹은 경영난에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 주요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 자산규모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전락했다.
지난 2007년 1000명이 넘는 직원에 2500억원대 매출을 내던 현대아산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00억원 미만과 직원수 150명 내외로 쪼그라들었다.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액만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조9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나마 현대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남북간 평화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며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
현 회장은 그 동안 기회 있을때 마다 대북사업을 '사명감'으로 표현하며,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2011년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와 함께 조문단으로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거의 매년 금강산에서 남편인 고 정몽헌 명예회장 추모행사를 열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현 회장은 "남북 간의 경제협력과 공동 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특별수행단으로 참석한 현 회장은 "(그 동안)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 되고 북미정상회담도 잘 돼서 금강산도 풀리고 (사업을)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현대룹은 이번 선언문에‘조건이 마련되는데 따라’라는 전제가 있는 것처럼, 사업 정상화를 위한 환경이 조속하게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북 사업자 입장에서 이번 합의가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환경이 빨리 마련되기를 바라고, TF팀을 중심으로 열심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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