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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기다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대북사업 재개 준비 'ok'

기사입력 : 2018년04월27일 11:14

최종수정 : 2018년04월27일 11:25

고 정주영 명예회장 대북사업 유지(遺志) 계승 사명감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선대회장님의 유지(遺志)인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2018년 신년사)

"대북사업 재개에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끝끝내 기다릴 것이며 대북사업 재개에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입니다. 현대그룹은 한 순간도 상호협력과 공존이라는 역사적 소임을 잊지 않고 있고, 오히려 더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인 대북사업에 대한 사명감은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 2017년 신년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현대그룹>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의 대북 사업 재개 꿈이 무르익고 있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 첫 회담을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난 2008년 이후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대북 사업 재개 의지를 밝혔다.

올해는 현대그룹이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이후 만 20년째인 해다.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도 꼭 10년째다. 현대그룹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대북 사업 재개를 노렸지만 보수정권하에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한때 재계를 대표하던 현대그룹은 경영난에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 주요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 자산규모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전락했다.

2007년 1000명이 넘는 직원에 2500억원대 매출을 내던 현대아산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00억원 미만과 직원수 150명 내외로 쪼그라 들었다. 지난해 1조9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나마 현대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남편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 송금 관련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나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이후 현대아산과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을 그룹 주력 계열사로 키우며 현대그룹 재건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2010년엔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며,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에 넘겨주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자금난에 2016년 현대증권을 매각한데 이어 그룹의 주력계열사이던 현대상선 마저 채권단인 산업은행 손에 넘겼다.

이같은 강도높은 현대그룹 구조조정 와중에도 현 회장은 대북사업 재개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 2011년엔 김정일 위원장 사망당시 이희호 여사와 함께 조문단으로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거의 매년 금강산에서 남편인 고 정몽헌 명예회장 추모행사를 열기도 했다.

다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성과가 좋아도 북한에 대한 유엔(UN) 제재가 풀려야 대북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대그룹은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음 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역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것도 그래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북미정상회담도 있고, 상황 진전에 따라 유엔 제재 문제가 해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재계에까지 사인이 올때 가장 빨리, 가장 확실히 해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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