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산업에 대한 정부 간섭에 일침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최근 사임 계획을 발표한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정부가 후원한 포럼에서 정부가 테크 산업에 대한 간섭을 완화하고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 회장은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8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연설에서 “정부는 정부가 할 일을 하고, 기업은 기업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지는 시장이 결정하도록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뒤처지는 기업이나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개입은) 혁신을 파괴하는 가장 해로운 요인”이라고 역설했다.
그간 중국 지도층과 정부의 정책에 우호적인 발언을 견지해 온 마 회장이 회장직 사임을 앞두고 이처럼 정부의 개입에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아 더욱 주목된다.
마 회장은 사임 이유를 자선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갈등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당국의 ‘타깃’이 된 바 있다. 당국은 앤트 파이낸셜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새로운 규정을 어겼다며 관련 시스템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텐센트의 비디오게임에 대한 규제 계획이 발표되자 텐센트의 주가가 급락한 바 있으며,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이용하던 여성 탑승객 피살 사건 이후 디디추싱에 대한 당국의 감시도 강화됐다.
마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AI가 기업과 사회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전통 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WAIC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로, 중국 공업신식화부 등 다양한 정부 기관이 후원하고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뿐 아니라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과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연설자로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8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연설하는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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