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선언 지지 대신 구체적인 대가 요구해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한반도 평화협상과 분리해야 한다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장했다.
차 석좌는 16일(현지시각)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곧 있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 한국전쟁 종전선언 노력이 이뤄질 것이며, 중국은 아마도 이를 지지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곤란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빅터 차 [사진=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
그러면서 남한과 북한, 중국이 평화선언을 원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상을 위한 공을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핵 포기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인데,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하면서도 구체적인 무언가를 대가로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평화선언과 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두 논의를 분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또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조짐이 없다면서, "우리는 핵시설 신고와 검증, 그리고 (비핵화) 시간표를 원하는데 북한이 그것 중 어느 하나라도 하고 싶어 한다는 징후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한이 평화선언을 추진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지하는 대신 반드시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접경지대에 집중 배치된 포병부대들을 뒤쪽으로 물리는 일도 그 대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한 뒤에는 상황을 컨트롤하려 할 것이라면서, “모두 내 아이디어였으며 모두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협상 결과가 도출되기가 어렵다면서 다소 어두운 전망을 제시한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이 경제 제재를 우선적으로 해제하길 원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시험장 폐쇄와 같은 완만한 수준의 조치만 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진정한 비핵화가 아니다”라면서 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협상이 가능한지가 관건인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답하기 훨씬 더 어려운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카드는 고립된 국가 지도자를 국제무대로 나오게 할 힘을 가졌다는 점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고립을 더 이상 원치 않아 기꺼이 (비핵화) 합의를 하려 할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