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北 미사일 요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교착 상태였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문재인 정부의 중재 역할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윌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종전선언을 해도 북한의 위협은 바뀌지 않으며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지난 13일 VOA(미국의 소리 방송)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목표는 북한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어디에 보관하고 있으며 어떤 시한 안에 제거할지를 확인하는 것이지만 이를 미북 회담을 통해 이뤄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렉슨 전 차관보는 "과거 싱가포르 회담에서 미국이 얻은 것은 네 가지 조항과 이게 무슨 뜻인지에 대한 이견이 담긴 한 쪽짜리 문서뿐"이라며 "종전선언을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은 서울 바로 북쪽에 1만4300개의 장사정포와 로켓을 배치하고 있는데 평화를 선언하면 이 무기들도 사라지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종전선언이야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고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선 조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나 ICBM 엔진실험장 폐쇄에 대해서도 "어차피 다시 지었어야 할 시설들"이라며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는 이상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핵무기와 시설을 신고하고 북한인이 아닌 조사단을 통해 어떤 방식의 폐기 검증을 받을지 밝히는 것이 구체적인 행동"이라며 "북한은 과거에도 원심분리기와 재처리 시설을 파괴했지만 비밀리에 만든 전례가 있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밝혔다.
그는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나 정밀 타격 등에 대해 다 부정적인 시각을 밝히면서 "북한의 미사일을 북한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체계만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모든 역량을 제거할 수 없지만 미사일 방어체계가 구축되면 김정은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공격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더 이상 갖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