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으로 홍역을 치르는 틈을 타 뉴욕이 런던을 제치고 글로벌금융센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와 취리히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순위가 일제히 상승한 것도 브렉시트 파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EU 측이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6주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크고 작은 불확실성에 금융업계와 투자자들이 런던을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각) 리서치 업체 Z/옌의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에 따르면 뉴욕이 런던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
지수는 금융허브에 해당하는 1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인프라와 인력의 품질, 자본력 등 세부 항목을 평가해 경쟁력을 종합 판단한다.
뉴욕에 이어 런던이 2위에 올랐고, 홍콩과 싱가포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런던은 6개월 전과 비교해 평가 총점이 8점 하락, 지수 상위권 도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난 2007~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런던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영국 정부와 EU의 협상이 가닥을 잡지 못하면서 은행과 자산운용사, 보험 등 런던에 거점을 둔 금융회사의 유럽 비즈니스가 영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마크 옌들 Z/옌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른바 ‘이혼’ 날짜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런던이 유럽의 다른 금융허브와 자유로운 거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업계가 런던의 경쟁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고, 유럽 다른 지역과 비즈니스가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런던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는 내년 3월 이후 약 5000명의 인력이 런던을 떠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런던 시는 브렉시트로 인해 금융권 일자리가 최대 1만2000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융업체들이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더블린 등에 새로운 거점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유럽 주요 도시의 순위가 껑충 뛴 것은 이 때문이다. 취리히가 6개월 전 16위에서 9위로 상승했고, 프랑크푸르트가 20위에서 10위로 뛰었다. 암스테르담 역시 같은 기간 50위에서 35위로 약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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