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 SLBM 시험장·무수단 발사장, 언제든 발사 가능"
"동창리 실험장 해체도 8월 중순 이후 진전 없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를 공언했지만 여전히 도발 ‘히든카드’는 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이 존재하는 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는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구글 어스에 공개된 ‘국립우주연구원(CNES)’, ‘에어버스’ 등의 지난 6월1일, 7월25일, 8월27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곳에 세워진 SLBM 사출 시험대는 이 기간 동일한 모양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SLBM 관련 시설에 대해 해체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통 형태로 만들어진 시험대는 SLBM 핵심 기술인 ‘콜드런치’(수직으로 발사된 미사일을 공중에서 점화·비행시키는 방식)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가 촬영한 8월27일자 신포 조선소 일대 위성사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대(원 안)가 그대로 있는 모습이 보인다.[사진=미국의소리 홈페이지 캡쳐] |
군사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시험장이 여전히 운용 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말까지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용했던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도 현재 건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VOA에 따르면 이 곳은 동창리 엔진실험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미사일 발사대는 물론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조립시설, 통제시설 등이 마련돼있다.
한센 연구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지난 7월21일자 위성사진을 근거로 “시설 주변으로 나무들이 정리되는 등 관리된 정황이 있지만, 어떤 해체 조짐도 없다”면서 “다시 이용될 수 있는 상태로 관측되며, (동창리) 서해 발사장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도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살펴본 결과, 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서해 발사장 인근에 위치한 엔진 실험장도 이 기간 특별히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7월 중순부터 서해 발사장 내 발사체를 조립하는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에 대한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후 촬영된 고화질 위성사진을 근거로 지난달 3일과 16일 사이 서해 발사장 내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해체 작업이 중단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반갑게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청와대].2018.09.05. |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이고, 이를 해체한 것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라고 말했다”며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것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