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의도적으로 ICBM 제외"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한이 9일 정권 수립(9.9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통신와 교도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 2018.02.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오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이번 열병식에 참석한 AFP통신 기자는 군대와 대포, 탱크는 보였지만 ICBM은 보이지 않았다고 알렸다. 교도통신 역시 ICBM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몇년 간 군사력을 과시해 온 북한이 이번 행사에서 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색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열병식이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후 처음 있는 군사 행사라며 김 위원장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ICBM을 열병식에서 제외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8일 '건군' 70주년 맞이 열병식에서 북한은 '화성-14'와 '화성-15'형 등 두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열병식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서열 3위'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참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비핵화 대화는 정상회담 이후 줄곧 정체되어 왔다고 SCM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先) 비핵화, 후(后) 제재 완화'를 제안한 반면, 북한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안전 보장과 평화 협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와의 회담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의 약속을 되풀이했고 핵·미사일 개발 대신 국가 경제 강화를 목표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김 위원장은 약속했다.
북한은 9월 남북정상회담과 더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전날 김 위원장에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러시아 국영매체 RIA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다고 표명했다.
한편, 이날 9.9절 열병식에는 약 140명의 외신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