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8월 신흥국 펀드의 자금 유입이 급감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필두로 신흥국 위기 상황이 악화된 데다 관련 통화와 금융 자산이 동반 하락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남아공이 경기 침체에 빠지는 등 신흥국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어 펀드와 자산시장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펀드로 유입된 투자 자금 규모가 22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월 137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강달러와 이에 따른 신흥국 자산 하락 압박, 트럼프 행정부를 필두로 한 무역전쟁 리스크에 따라 위험자산에서 발을 뺐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흥국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48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급증한 신흥국 부채가 미국의 금리인상 및 달러화 상승에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주식 펀드의 경우 중국으로 자금이 집중됐다. 미국과 관세 전면전을 악재로 중국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하자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국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액은 58억달러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연초 이후 관련 펀드로 밀려든 자금은 920억달러로 파악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마찰과 함께 신흥국의 위기 상황은 달러화를 끌어올리고, 신흥국 자산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악순환이 날로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날 로이터는 미국의 금리 상승과 신흥국 통화 약세가 관련 지역의 자산에 2015년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가장 커다란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IIF의 에머 티프틱 이사는 보고서에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무역 마찰, 여기에 아르헨티나와 터키 사태가 악재”라며 “신흥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입질’이 멈추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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