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이르면 다음주 관세를 시행할 뜻을 밝히자 월가의 투자자들은 달러화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책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 가뜩이나 예상 밖 랠리를 보이는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를 필두로 한 신흥국 통화 약세와 맞물려 달러 강세는 미국 수출 경기를 압박하는 한편 최근 사상 최고치에 오른 뉴욕증시의 모멘텀 역시 꺾어 놓을 수 있어 주목된다.
주요국 통화에 대해 15개월래 최고치까지 뛰었던 달러화는 미국과 멕시코 무역 협상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를 계기로 최근 한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내주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날 장중 달러화는 유로화에 0.3% 올랐고, 파운드화와 캐나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각각 0.3%와 0.5% 상승했다.
무역 마찰과 신흥국 혼란 속에 달러화로 자금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환 트레이더들의 의견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라이첼트 외환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자동차에 관세를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트레이더들이 유로화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면는 상황과 미국의 추가 관세가 중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에 신흥국 통화 역시 매도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달러화 상승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방향을 흔들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서 월가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USAA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투이 주식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화 움직임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촉각을 세우는 변수”라고 말했다.
달러화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빌미로 가파르게 치솟을 경우 상품시장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한편 해당 지역의 통화와 자산 가격을 끌어내릴 전망이다.
강달러는 뉴욕증시의 상승 열기 역시 꺾어 놓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달러화 상승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은 정책적인 딜레마라는 것이 월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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