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받으면서 반(反) 정부 투쟁, 앞뒤 맞지 않아"
경종 울리는 소신 결단 평가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이제학(아래 사진) 소상공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물러났다. 취임 8개월 만이다.
이제학 부회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엄연히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법정단체인데 반정부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처사"라며 "국가의 녹을 먹는 상근부회장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상근부회장직을 내려 놓는다"고 밝혔다. 또, "소상공인연합회가 명실공히 좌우양날개로 비상하는 경제6단체로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연합회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제학 전 소상공인연합회 상근부회장. |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제학 부회장은 "그간 많은 변화와 풍파가 있었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며 "(특히)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천막농성의 결과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을 통과시킨 쾌거는 자랑러운 소상공인연합회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제학 부회장은 진보성향을 갖고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국회 보좌관을 거쳐 서울 양천구청장(2010~2011)을 역임했다. 김수영 현 서울 양천구청장은 그의 부인이다.
대중 감각도 갖고 있어 소상공인연합회의 "소상공인도 국민이다"라는 슬로건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제학 부회장의 이번 사퇴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세력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분석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014년 설립돼 빠르게 위상을 높여온 단체로 꼽힌다. 700만 소상공인을 배경으로 소상공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정치인들이 무시하기 어렵게 됐다. 29일 소상공인연합회 주도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최저임금제도 개선촉구 국민대회'에는 폭우에도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당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다보니 소상공인연합회가 본연의 경제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반(反) 정부적인 성향에다, 정치 이슈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승재 회장이 2014년 소상공인연합회 설립 이래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