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되는 등 최근 북미 협상이 위기를 맞자,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을 했다', '북미정상 간 합의가 지나치게 모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송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위협이라는 실체는 변하지 않은 만큼, 외교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올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 상대편인 중국을 물고 늘어지며 대북 제재를 완화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미국은 대북제재를 절대 완화한 적이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자체로 김정은에게 어마어마한 외교적 자산을 쥐어 줌으로써 약해진 미국의 지렛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수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과의 회담을 대단한 외교적 성과로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한 기색이 여력하다.
미국 CNN은 현재 관측가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실수였던가? 미국이 김정은 정권과 불가피하게 충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트럼프가 성급하게 북핵 위협이 사라졌다고 선포한 데 대해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인가? 북미 양측을 적대적 관계로 몰아가는 결정적 발화점은 무엇이 될 것인가?
CNN은 실상 이러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한반도에서 국가 안보 위기가 불거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동시에 6월의 따뜻하고 개인적인 유대관계를 기억하라는 듯이 “김 위원장에게 따뜻한 인사말과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곧 만나기를 바란다!”라는 트윗 또한 날렸다.
매우 비정통적인 외교 방식일지는 몰라도, 이번만큼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개인적 관계가 협상이 전면적인 충돌로 변모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할 와일드카드라고 CNN은 진단했다.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트럼프와 김정은은 외교적 채널을 열어 둘 이유가 닫아 둘 이유보다 훨씬 많다. 이 점만 보아도 정상회담을 강행한 트럼프의 결정이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안보연구 프로그램의 북핵 외교 전문가인 짐 월시 연구원은 “이는 비전통적 전략이지만, 가끔은 비전통적 전략이 통한다”며 “애초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미국의 자비에 자신의 운명을 맏길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성향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미지가 악화되거나 자신의 성과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나치게 몰아세우거나 그를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되며 ‘따뜻한 개인적 관계’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CNN은 진단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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