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 비핵화를 두고 미국과 한국, 일본 간 깊어지는 균열을 외교의 귀재인 북한 김정은 정권이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지 3달도 채 안 돼서 미국의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투트랙 대북정책의 양극단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강조한 반면, 문재인 정부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북한과의 거리 좁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해 스티븐 나기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국제학 교수는 “북한이 한국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미국과 한국 사이를 이간질할 효과적인 장치”라며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가거나 약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면 일본은 취약한 입장에 처한다”며 일본의 입장에 대해 경고했다.
이러한 균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자체가 급격히 변했기 때문에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지난해 ‘화염과 분노’로 북한을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정상회담 후 “더이상 북핵 위협이 없다”고 선포했으며, 최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기대감에 들떠 있다가 돌연 방북을 취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방북 취소 이유를 댔다. 김 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어필하는 한편 북한 정권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투트랙 전략에 대해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무역과 방위비용 등을 둘러싸고 틈이 생기기 시작한 한미·미일 동맹을 북한이 시험에 들게 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금 불안한 상태에서 평화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할 부담이 커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의 에릭 고메즈 외교정책 애널리스트는 “처음부터 북한 비핵화를 둘러싸고 동맹들 간 소통 문제가 있었다. 북한은 이러한 틈을 파고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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