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로힝야족 학살 가해자에 책임 물어야"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 문제'를 조사한 유엔 진상조사단의 보고서와 미국 국무부의 로힝야 사태 조사 결과가 "일치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신은 유엔 진상조사단이 미얀마 군부가 '인종 청소 의도'를 갖고 로힝야족에 대한 대량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헤일리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유엔 조사단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발표해 미얀마군이 '인종 청소 의도'를 갖고,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을 행사했으며,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 총사령관과 장성 5명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일리 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세계가 더는 어려운 사건의 진실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로이터는 헤일리 대사가 "대량학살(genocide)"이라는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미 국무부가 방글라데시의 난민 수용소에 머무는 1024명의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로힝야 사태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대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로힝야족 난민의 82%가 살해장면을 그리고 45%가 강간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일리 대사는 보고서에서 미얀마군과 보안군을 로힝야족 사태의 가해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안보리가 폭력사태와 연관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 세계가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가 행동에 나설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보고서는 지난 4월 작성이 마무리됐으며 지난 27일 유엔의 보고서에 앞서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부 심의로 발표가 지연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보고서 전문을 언제 공개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열린 브리핑에서 미얀마에서 인종 청소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미얀마군이 "인종 청소 의도"를 가지고 로힝야족 학살을 자행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무부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종 청소 의도"라는 말은 "매우 구체적인 법적 용어"이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어트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뒤 미국이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