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참여 및 각국 의회 비준 등 '불투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돌파구(breakthrough)’ 평가와는 달리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내용을 캐나다가 지지할 것인지, 또 미 의회 비준을 받을 수 있을지 등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좌)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은 1년 넘게 나프타 재협상을 추진했는데, 최근 미국과 멕시코는 양국이슈들을 먼저 해결하기로 하고 개정 논의를 추진한 끝에 이날 합의에 도달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자동차 제조와 분쟁 해결, 노동자 보호 등 여러 쟁점들에 대해 조건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FP는 양국 합의 내용이 캐나다를 따돌릴 수 있으며, 캐나다 참여를 주장하는 미 의원들과 백악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1년여의 협상 끝에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승리’를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를 벌인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이번 결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선임 연구원 필 레비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대략적인 1차 합의만 하고서는 ‘다 해결됐다’고 자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면밀히 고민한 계획으로 보이지 않으며, 합리적 결과가 도출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일단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하면서도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과 멕시코 합의 소식에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통상 장관은 유럽 방문 계획을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캐나다와 중산층에 좋은 내용이어야만 개정된 나프타 협상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캐나다 장관 출신으로 현재 로펌 베이커 맥킨지 파트너로 있는 피터 맥케이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 “우리(캐나다)가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그런 불안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과 멕시코의 개정안 합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면서, 공식 서명이 된다 해도 각국 정치인들이 비준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 의회는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만큼 내년까지는 개정안에 관한 투표에 나서지 않을 확률이 크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