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본격 대비하고 나섰다.
EU와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하는 시한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견이 여전히 팽팽한 가운데 메이 총리가 내달 초 최악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각료 회의를 갖기로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렉시트 협상이 비상 사태를 맞으면서 영국 파운드화는 8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팔자’가 쏟아진 결과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내달 초 고위급 각료 회담을 갖고 최악의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영국 정부는 앞으로 수 주일에 걸쳐 각 산업별로 브렉시트 협상이 무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타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보고서를 70페이지 분량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영국은 내년 3월29일 공식적으로 EU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혼 합의금부터 통상 협정까지 굵직한 사안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 리암 폭스 영국 통상장관은 EU 측의 비협조적인 행보로 인해 합의 없이 브렉시트가 강행될 가능성이 60%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위 각료 가운데 처음으로 소위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에 대한 경고가 나온 셈이다. 그 밖에 정부 관계자들도 합의 불발 리스크에 대해 점차 높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영국과 유럽 기업들이 떠안게 될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까지 전환기가 예정돼 있지만 산적한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
영국 정부의 내부적인 이견은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폭스 장관을 포함한 브렉시트 비관론자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을 축으로 한 ‘친 브렉시트’ 인사들이 대립을 이루는 양상이다.
여기에 보수당이 의회 다수당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 메이 총리가 양당 모두를 만족시키는 협상을 이끌어내는 일은 더욱 난제라는 지적이다.
브렉시트 협상 향방을 반영하는 바로미터 격인 파운드화는 이날 장중 유로화와 달러화에 대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0.5% 밀렸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0.4% 선에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전망이 힘을 경우 0.89파운드 선에서 움직이는 유로/파운드 환율이 패러티를 뚫고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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