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깜깜이 예산’ 특활비를 아시나요?…MB도 무죄 받을까

기사입력 : 2018년08월07일 16:20

최종수정 : 2018년08월23일 17:43

법원, 이명박·박근혜 ‘특활비 뇌물 사건’ 줄줄이 무죄 판결
뇌물죄 핵심은 ‘대가성’…의심 없을 정도로 입증 가능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장들로부터 특수활동비 4억원을 수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지난달 말 선고 공판.

재판 뒤 “미치겠다, 진짜.” 서울중앙지법 320호를 나서는 검사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MB 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총무기획관이 뇌물 혐의 무죄를 선고 받고 나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련 재판에서 특활비는 뇌물이 아니라는 판결이 줄줄이 난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사건의 첫 선고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검찰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옛 새누리당의 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엽 판사,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 강명중 판사. 2018.07.20

 ◆  ‘깜깜이 예산’ 오명..특활비가 뭐길래?

특수활동비는 정보 및 사건수사, 혹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을 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원칙적으로는 영수증 등 사용 증빙자료를 요하지만 안보 등 밝혀졌을 때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활동 등은 이를 생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깜깜이 예산’이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특활비는 정부 부처 어느 곳에나 다 편성되지만 극도의 보안과 기밀을 요구하는 국가정보원은 모든 예산이 특활비로 편성된다. 때문에 국정원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집행되는지는 소수의 사람들만 알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초에 검찰은 이 특활비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특이한 것은 국정원 특활비 중 국정원장 몫으로 연간 40억원 정도가 편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특수사업비라고 부르는데, 이 특수사업비가 바로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를 받아 논란이 됐던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의 원천이다. 국정원장의 특수사업비는 특활비보다 더 높은 보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증빙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깜깜이 예산의 깜깜이 예산인 셈이다.

 ◆ 특활비는 왜 뇌물이 될 수 없을까…핵심은 ‘대가성’

왜 법원은 특활비를 뇌물로 보지 않았을까. 핵심은 대가성에 있다. 통상적으로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그에 따른 대가로 오간 것이 있어야 하고, 돈을 주고받은 사람들 사이에 그 돈이 뇌물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은 국정원장들이 자신들의 특사비를 청와대에 상납하는 데 있어 대가를 받는다는 인식이 없었고, 실제로 대가로 주어진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활비 사건의 최초 판례인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들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직무와 관련한 대가로 지급한 것이란 점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공여죄를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들과 뇌물 수수의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재판부는 “국정원장들이 직무수행 등 각종 편의를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했다는 건 다소 막연하고 추상적일뿐 아니라 현실적인 뇌물 동기로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특활비를 지급하기 시작할 때부터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을 구체적 현안이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김백준 전 기획관 사건의 선고 공판에서도 마찬가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성호·원세훈 국정원장들은 자금을 전달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또는 상급기관에 대한 당연한 예산 지원으로 여겼을 가능성 높다”며 “임명에 대한 보답의 의미나 직 유지, 현안과 관련한 각종 편의제공을 기대하고 지원했다고 하는 건 추상적이고 막연한 추측”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0 deepblue@newspim.com

 ◆ MB의 유죄 가능성은?

이 전 대통령은 현재 김성호 전 국정원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당시엔 수수 사실 모두를 부인했으나 기소 후에는 원 전 원장 당시 받은 2억여원에 대해서는 수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시민단체 사찰이나 천안함 사건 등으로 원장직 유지가 어려웠던 원 전 원장이 직을 유지할 목적으로 청와대에 돈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박근혜 청와대 특활비 사건과 마찬가지로 뇌물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보훈단체에 대한 지원은 역대 모든 정부에서 이뤄졌던 일”이라며 “결론적으로 원 전 원장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목적으로 뇌물을 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법에서의 대가성이라는 것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며 “검찰은 어쨌든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지만, 그냥 돈을 받고 편의 봐주고 직을 유지하게 해줬다는 건 추상적이다. 법원에서는 이미 국정원장으로 재직 중인데 이를 대가로 볼 수는 없다고 판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delant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