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NG 세금 부담 1/4 낮춰
"산업용 도시가스 비중 높은 경동도시가스 수혜"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정부가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가속 페달을 밟자 증권가는 수혜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석탄에 부과하는 세금을 높이고 액화천연가스(LNG)는 세금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에너지 세금 제도를 개편하면서 도시가스 공급업체 경동도시가스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등 공익사업)업종이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점도 안정성을 갖게 한다.
경동도시가스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 = 네이버]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뒤 한국전력과 경동도시가스가 수혜 기업으로 부상중이다. 한국전력은 비용이 줄어 실적에 긍정적이고, 경동도시가스는 LNG 가격인하 효과로 LNG 판매가 늘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부는 kg당 36원인 유연탄 제세부담금을 46원으로 올리고, LNG는 kg당 91.4원에서 23원으로 낮추는 '2018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4월 1일부터 새로운 세제가 적용된다.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전력을 세제 개편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석탄 소비세 인상에 따른 연료비 증가보다 LNG 세금 인하에 따른 연료비 및 SMP(계통한계가격) 하락, 전력구입비 감소 효과가 크다”며 “내년 4월 세법개정안 적용 시 4560억원의 비용 감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전기요금 누진제 일시적 완화 검토, 영국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 등 개별 이슈가 한국전력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경동도시가스는 숨겨진 수혜주로 꼽힌다. 시가총액 2000억원대인 소형주라 분석 보고서는 많지 않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가치주로 종종 거론되는 기업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경동도시가스는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동도시가스는 울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양산시에 가스를 공급한다. 도시가스는 공급 원료인 LNG를 도매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지역별 도시가스회사에 보내는 방식으로 공급이 이뤄진다.
높은 산업용 도시가스 비중은 경동도시가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경동도시가스는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비중이 85%에 이른다. 화학 기업이 많은 울산 지역 특성 때문이다. 경쟁연료 가격이 변동해도 수요가 고정적인 일반가정과 달리 산업체에선 가격에 따라 연료를 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변동폭이 크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경동도시가스는 다른 도시가스 기업보다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비중이 높다"며 "세제혜택으로 LNG 판매가격이 내려가면 산업체들이 원가 부담이 덜한 LNG로 연료를 바꿀 유인이 커져 산업용 도시가스 비중 높은 기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흐름은 내림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경동도시가스는 전날보다 0.80%, 350원 오른 4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마감했지만 지난 6월 1일 장중 5만27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그동안 상승 폭을 반납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최근 주가 흐름을 실적과 별개로 봐야 한다"며 "회사가 울산에 있어 기업설명회(IR)와 애널리스트 탐방이 제한되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월 경동인베스트먼트에서 분사한 회사라 아직까지 분석이 쉽지 않다"며 "앞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어떻게 받는지에 따라 주가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유화증권] |
올해 실적 전망은 밝다. 경동도시가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769억2809만원, 178억9597만원을 기록했다. 홍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보다 21.7%, 58.5% 늘어난 1조5500억원(가스사업부 기준), 5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세가 한 풀 꺽인 유가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유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는 경쟁 연료인 LNG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지만 하락 추세일 때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0달러(1.6%) 내린 67.66달러에 마감했다. 홍 연구원은 "유가가 50달러 후반대 밑으로만 빠지지 않는다면 기존에 LNG를 쓰는 산업체들이 연료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70~80달러를 유지한다면 LNG 수요가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추이 [자료 = 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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