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협,기업 R&D 조사결과 발표.."대기업은 개방과 협력 보강 필요"
"중소기업은 R&D 투자생태계 필요, 중견은 미래투자 부족"
“기업 규모 따라 R&D 지원정책 달라져야”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중소기업은 돈이 없고, 중견기업은 도전하지 않으며, 대기업은 폐쇄적이다.’
기업이 이른바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새 제품, 첨단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에 상관 없이 각기 R&D 투자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연구소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회장 박용현)는 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8 KOITA(산기협) R&D Index(지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박용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2018.08.01 [사진제공=산기협] |
산기협은 전·현직 기업연구소장 및 기술혁신 전문가로 구성된 ‘R&D Index 개발위원회’를 통해 조사문항을 설계하고 올 1∼3월 10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산기협은 R&D 자원의 확보부터 전략의 수립, 수행과정 상 특징, 성과창출 및 사업화 전 과정에서 기업 규모별 특징을 분석하고 취약 요인을 도출했다.
조사결과, 중소기업의 경우 빈약한 R&D 자금조달 수단, 중견기업은 낮은 혁신성, 대기업은 자체 개발 중심의 R&D 등이 한계요인으로 분석됐다.
먼저, 자금조달 상황별 기업비중으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37.0%만이 R&D 비용 중 70% 이상을 내부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중 57.2%가 R&D 비용의 절반 이상을 외부자금에 의존했고 15.3%는 정부 R&D 과제 참여로 70% 이상의 R&D 자금을 조달했다. 외부자금에 100% 의존하는 중소기업도 5.6%로 조사됐다.
중견기업의 경우 도전적인 기술개발보다는 현상유지 중심의 R&D에 집중하는 등 기술 혁신성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R&D자금조달 상황별 기업비중 2018.08.01 [자료=산기협] |
구체적으로 중견기업은 인력과 예산 등 R&D 자원 중 신기술·신제품개발에 투자하는 비중이 44.1%로, 대기업(46.6%)이나 중소기업(50.6%)보다 낮았다.
특히 세계 최초 기술과 제품개발 투자비중은 4.1%에 불과했다. 이는 대기업의 11.1%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이고 중소기업의 7.9%보다도 낮은 것이다.
반면 대기업은 R&D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기술 확보를 위해 외부기관 혹은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비중은 대기업의 경우 25.0%로, 중견기업 29.8%, 중소기업 34.2%에 비해 낮았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국내외를 포함한 공동연구 비중이 17.7%에 머물러, 중견기업 25.5%나 중소기업 28.4% 보다 낮게 조사됐다고 산기협은 밝혔다.
김이환 산기협 부회장은 “기업 R&D 현장의 실제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기업은 자신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고 정부는 정책 실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KOITA R&D Index’ 조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기업이 R&D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으며, 어떤 유형의 R&D과제를 수행하는지, 기술 획득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기업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 R&D 활동의 실체에 좀 더 접근했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2018년 KOITA R&D Index 조사 결과보고서'는 이달 중 공식 발간된다.
한편 산기협은 2019년 설립 40주년을 맞아 ‘2030년 산업기술의 장기비전(가칭 KOITA2030)’ 수립을 추진 중이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