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부담 줄고 에너지 절약 효과도 기대
日 정부 “일상생활에 혼란 초래 우려”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회 기간 중 찜통더위에 대한 대책으로 ‘서머타임’ 실시를 제안했지만, 일본 정부는 일상생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7월 한낮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십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등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2020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더위 대책이 과제로 떠올랐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주경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회조직위원회의 모리 요시로(森喜朗) 회장은 지난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방문해 “내년, 내후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경기를 치르기가 매우 어렵다”며 서머타임 제도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머타임은 일조 시간이 긴 여름 기간 동안 시계를 1~2시간 앞당겨 놓는 제도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서머타임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서머타임을 도입하면 경기 시간이 실질적으로 앞당겨지게 되므로 한낮 더위를 피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나 관객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고, 에너지 절약이나 온실 가스 삭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을 변경하게 되면 컴퓨터의 프로그램이나 항공·철도의 운행도표 등을 전부 변경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올림픽 기간에만 실시하고 이후 다시 원상 복귀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제안으로서 검토하겠지만 일상생활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견해를 나타냈다. 대신 “경기 시작 시간을 앞당기고, 도로 주변의 녹지화나 노면 온도 상승 억제 효과가 있는 도로포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1948년 서머타임을 실시한 적이 있지만, “노동시간이 늘었다”는 불평을 사며 1951년 종료한 바 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