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와 발티모어 등 전국 항만 중국 선박으로 만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수입 항만이 때 아닌 북새통이다.
일반적으로 개학 시즌인 9월이 항만의 성수기이지만 중국에서 컨테이너 선박이 꼬리를 물고 밀려 들어오면서 캘리포니아를 필두로 전국의 항만이 대목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항구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행정부가 9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중국 수출 업체와 미국 수입 업체가 거래를 서두른 결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각) LA항에 따르면 6월 중국 컨테이너 선박이 미국에 실어 나른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6.3% 늘어났다.
지난 5월과 4월 각각 6.9%와 3.9% 줄어들었던 거래가 급격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이는 6월 중국 수출이 예상밖으로 급증, 사상 최고치인 289억7000만달러에 이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황은 다른 지역의 항만도 마찬가지다. 주요 자동차 수출입 항만인 발티모어와 잭슨빌, 브룬스윅의 지난 5월 자동차 수입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2만3000대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6월 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분간 미국 항만은 중국 수입품으로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6월 수입이 급증한 것은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34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결과로, 9월 2000억달러 어치의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시행이 예고된 만큼 주요 항만이 밀려드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진풍경을 이룰 것이라는 얘기다.
관세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최대한 매출을 올리려는 중국 수출 업체와 물량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수입 업체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컨설팅 업체 해켓 어소시어츠의 벤 해켓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월마트와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 유통 업체들이 커다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맞았다”며 “양국 기업들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수입 물량 급증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9월로 예고한 관세 대상 품목에는 의류와 가구, 전자제품, 핸드백, 섬유, 자동차 부품, 애완 동물 식품까지 거의 모든 생필품과 내구재가 포함됐다.
미국 유통업계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 소매 업계의 매출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마이클 비네티 애널리스트는 “윌리엄 소노마와 마이클 코어스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이 난국을 맞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항만이 중국이 아닌 베트남 선박으로 붐빌 것”이라고 예상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