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흥시장 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가 미국이 새로운 관세공격을 가한 후에도 무역전쟁이 한층 심화돼 연말까지 이머징 증시가 10% 더 떨어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비우스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값 싼 자금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금융위기가 닥칠 것은 분명하다”며 “저금리에 의존했던 상당수 기업들이 자금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미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무역갈등도 격화돼 올해 들어 이머징 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비우스는 미국 실업률이 매우 낮으므로 미국의 관세공격에 따른 물가상승세가 임금상승세와 비슷하게 유지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1월 말에 기록한 고점에서 16% 가량 하락한 MSCI 신흥시장지수가 연말까지 10% 더 하락하며 공식적으로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통화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MSCI 신흥시장통화지수는 3월 말 기록한 고점에서 6% 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터키부터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인상에 나섰다.
모비우스는 금리인상이 ‘단기적 조치’에 불과하고 부채가 많은 국가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신흥국 정부는 우선 재정을 정비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모비우스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있다며 펀드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우스는 무역전쟁 와중에 통화가치 하락으로 브라질과 터키가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는 기회를 누릴 수 있고, 한국 기술부문, 인도 제조업부문, 브라질 농업부문, 아르헨티나 대두산업, 베트남 신발산업,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비우스는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 등을 지내고 최근 신흥국 중심 투자회사인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MSCI 신흥시장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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