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을지태극연습 내년부터 실시…태극연습 연계 민관군 합동"
송영무 "태극연습, 후반기에 실시…한미훈련 양국 간 협의 후 결정"
일각서 '우려' 제기…"신모델 갖춰지기 전까지 비상대책 역량 없어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유예 방침에 따라 올해 계획된 범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키로 결정해 눈길을 끈다. 최근 조성된 한반도 평화무드에 따른 '맞춤식 결정'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일 서울정부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열린 행안부-국방부 합동브리핑에서 "오늘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키로 하는 대신 우리 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한 민・관・군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 모델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김 장관은 "내년부터 실시될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 뿐만 아니라 테러,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개념을 적용해 민・관・군 합동 훈련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사진=뉴스핌 DB] |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비상대비태세를 확고히 해 국가안보에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을지연습은 통상 군사연습과 연계해 실시되므로 정부연습이라고도 부른다. 1968년 '김신조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시도 사건 이후 비정규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향상에 초점을 맞춰 시작됐다.
1975년부터는 수도권 고수방침을 설정하고 전 중앙행정부서와 시·도 기관이 참가하게 확대 시행됐다.
을지연습은 1976년 한·미 군사연합훈련인 '포커스렌즈'와 함께 실시해온 한국 정부 차원의 전시 대비 연습이다. 포커스렌즈 훈련은 2008년부터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또는 국가비상사태에 대비, 행정기관이 상호연계해 전시대비계획의 실효성을 검토·보완하고 발전시키며 모든 관계요원이 계획과 집행절차 및 행동요령을 숙지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015 을지연습 홍보영상 화면 캡쳐.[사진=국방부] |
아울러 정부는 UFG 연습 유예 결정 이후 올해 6월에 계획됐던 태극연습을 후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태극연습은 우리 군 단독의 전구급 지휘소 연습"이라며 "올해 연습은 10월말 계획된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과 연계 실시해 훈련효과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우리 군은 연중 계획된 단독훈련들을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라며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고 국방부는 항시 전비태세를 확고히 갖춰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태극연습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 합동참모본부 주도 하에 군단급 이상 작전부대가 참여하는 정례적인 지휘소훈련이다. 올해 태극연습은 당초 지난 달 25일부터 27일까지 치뤄질 예정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을지연습 잠정 유예 결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이 내년에 실시되기 전까지 대비태세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올해 같은 경우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자체장들이 들어온 곳이 많다"며 "을지연습을 해보지 않으면 신모델이 갖춰지기 까지는 비상대책에 대한 역량이 없어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