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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미연합훈련 중단 신중 검토"

기사입력 : 2018년06월14일 18:27

최종수정 : 2018년06월14일 19:33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 실천 전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번영 목표에 남북미 공감"
"육지 속 섬 벗어나 남북 연결, 대륙과 해양 가로지르는 대전환"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중단 여부와 관련,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남·북 간, 북·미 간 성실한 대화가 지속된다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상호 신뢰 구축 정신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해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구체적 내용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개최된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는 오후 4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 이상철 1차장과 남관표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감회가 깊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렸다"면서 "마침내 한반도에 짙게 드리워진 냉전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북핵 문제 해결과 항구적 평화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을 수 있게 됐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지난 70년간 적대관계에 있던 북·미 양국 정상이 최초로 만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고강도 핵 실험과 15차례 미사일 발사, 그에 따른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악순환, 거친 설전, 군사적 방법의 선택 가능성과 전쟁 위기설까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시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열었다. 올 2월 평창 올림픽을 시작으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냈고,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상기했다.

아울러 그는 "북·미 두 정상의 만남과 공동성명 합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향한 두 정상의 과감하고 전략적인 결단이 아니었다면 결코 성사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려운 선택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담대한 용기와 결단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통해 양국 간 지속되어 왔던 군사적 긴장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 관계를 열어나가는 것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는 유일한 길임을 함께 인식하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했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번영의 목표에 대해 남북미 모두 확실한 공감대 위에 서게 됐다"며 "또한,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앞으로 계속적인 회담까지 합의함으로써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며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갖춰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다"면서도 "미국, 일본, 한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을 전쟁의 위협과 핵·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것보다 더 중요한 외교적 성과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확실한 방향은 설정됐으나 그 구체적 이행 방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며 "북·미 정상의 결단이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끊임없이 견인하고 독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비핵화 이행 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미국은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 가면서 합의의 이행을 속도 있게 해 나가야 할 것이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바로 우리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핵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다. 우리가 나서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가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흔들림 없이 꾸준히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이 신속히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면서 "우리 또한 범정부 차원에서 핵심 사안들에 대한 조율과 합의가 원만히 진전되도록 협력해 가야 할 것이다. 외교·안보 부처들은 철저한 책임 의식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분명한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와 동시에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흔들림 없는 한·미 공조와 연합방위태세도 유지해 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은 보다 포괄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안보 과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53년 이래 정전체제의 틀을 벗어나 남북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한반도, 나아가서는 동북아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희망의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이라며 "그리하여 우리 한국이 육지 속의 섬에서 벗어나 남북을 연결하고, 대륙과 해양을 가로지르면서 평화와 번영의 대전환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생각할 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남북 관계 개선을 시작으로 한반도 역사 전환의 기회가 기적처럼 찾아왔다. 이제 그 기적을 공고한 현실로 만들어 가야 할 때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평화와 협력, 공존과 번영의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가겠다. 국민 여러분들도 정부를 믿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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