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산업고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직접 겨냥한 관세공격에 나섰다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을 정밀사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동부시각 6일 오전 0시 1분부터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25%의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한 이후, 중국 해관총서는 베이징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12시 1분을 기해 3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관세를 적용했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치 않으며 먼저 포문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미국이 치면 우리도 친다’는 ‘비례적 대응’ 방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관세전쟁에 돌입하면 미국보다 승산이 없다는 상황을 고려해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듯,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농업과 제조업 지역을 정확히 조준했다.
미국의 진보적 정책 연구소인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 표밭에서는 2600개 이상의 카운티에서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중국의 관세공격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표밭에서는 이의 절반 정도인 56만4000개의 일자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장비 제조업 중심지인 노스다코타주의 사전트 카운티, 해산물 산업 중심지인 알래스카주의 세 개 카운티, 농업 중심지인 텍사스주 팬핸들(Panhandleㆍ앨러배마주와 조지아주에 길게 걸쳐있는 플로리다주 내 카운티들), 돈육 산업 중심지인 미시시피주의 스콧 카운티와 조지아주의 둘리 카운티 등에서 총 일자리의 절반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됐다.
도시 지역과 농업 지역의 비율로 살펴보면,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도시에서는 200명 중 1명이, 농업 지역에서는 33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돈육생산자협회의 더스틴 베이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관세로 인해 최근 돈육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며, “돼지고기는 단 몇 달러만으로도 수익과 손실이 갈라진다. 돈육 선물 가격이 18달러나 하락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해 피해를 입는 농업 및 여타 산업을 보호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선거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무역 양보를 얻어내면 미국이 큰 이익을 얻게 되므로 단기적 고통을 감수할 만 하다며, “앞으로 미국 경제는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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