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다시는 이런 일 없으려면 의원직 박탈형 선고 불가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자신의 보좌관 월급을 빼돌리고 사업가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이군현(66) 자유한국당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6년 6월13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제20대 총선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 원유철 원내대표, 이군현 후보, 황진하 사무총장이 굳은 표정으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2016.06.13. yooksa@newspim.com |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6부(오영준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원심판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할 증거가 없다”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안 자체의 액수도 크고 이런 행태가 국회나 국회의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이며 이러한 범행을 법원에서 관대하게 처벌하면 결국 계속 국회의원들에게 (범행을) 하라고 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집행유예 판결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결코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의원이 비록 정치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고 지역사회에서 존경받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정치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맑고 투명한 관행을 정립할 필요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을 안 하도록 하기 위해선 결국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4선 의원인 이 의원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중 2억 5000여만원을 빼돌려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 고등학교 동문인 사업가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15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이 의원의 의원직 박탈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2020년 제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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