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꼬리표' 혹은 '법원 판결'로 정치적 생명 끝나가
복당파 수장 김무성 불출마에.."당권 도전" 시각 우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며 궤멸 위기에 몰린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난 보름여 동안 7명의 의원들이 탈당 혹은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미 여러 이유로 정치적 생명이 꺼져가는 의원이거나, 더 큰 자리를 위한 1보 후퇴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혁신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6선의 김무성 의원이다. 바른정당 복당파 수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열린 첫 한국당 비상의원총회 직후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차가웠다. 정계은퇴가 아닌 불출마 선언에 그친 것에 비춰 볼 때 김 대표가 당대표 도전을 위한 포석을 깐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비대위 체제 이후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만큼 2년 간 명실상부 당의 최고 실세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것도 김 의원의 속내를 잘 알기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연이어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사진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선거상황실 모습. 지도부가 침통한 모습을 짓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지난 20일에는 8선의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다. 그는 “실종된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며 “보수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 걸음이라 믿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서 의원의 탈당 역시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친박계 좌장으로 20년 가까이 정계에서 군림했지만 이제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린 상황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중진들이 책임지라'고 잔소리를 하니까 듣기 싫어서 당을 나가 남은 2년의 의원 생활을 편안히 할 생각 같다"고 꼬집었다.
하루 지난 21일에는 정종섭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불출마를 완전히 못 박은 것이 아닌데다가, 지방선거 이후 중진 의원의 퇴진을 외쳤다가 전여옥 전 의원으로부터 역공을 당했던 것을 의식해 잠시 자세를 낮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나마 온전하게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유민봉 의원과 윤상직 의원 정도다. 둘 모두 초선의 친박계다. 이외에는 4선 의원인 김정훈 의원이 “지역 상황도 있고 당도 지금 어수선한 만큼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유보적 태도를 내비쳤다.
지난 26일에는 4선의 이군현 의원이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역시나 여론의 시선은 차갑다. 이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19대 의원 시절인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중 2억4천600만원을 돌려받아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다른 직원의 급여 등으로 쓴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6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는 지난달 18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보좌관 등이 어려움을 겪게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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