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의견 갈려..."北 협조 따라 시한 달라질 것"
"기술적 측면만 보면 北 비핵화는 2~3년이면 가능"
北 신고한 핵 프로그램 목록, 미국과 다르면 지연
대북 전문가들 "비핵화 초기에 많은 문제 해결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의 비핵화 시점을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엇갈리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협조 여부에 따라 비핵화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핵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비핵화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과거 영변 핵시설 등을 직접 방문한 미국의 핵과학자 지크프리트 해커 박사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15년이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하는 등 단기적인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북한의 적극적 협조가 있다면 2~3년 내 비핵화를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성실한 핵프로그램 관련 신고를 전제로 "현실적으로 2~3년이면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북한보다 적은 수의 핵무기를 보유했지만 비핵화 절차에 몇 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2012년 2.29합의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고연구소(ISIS) 소장 역시 이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2년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분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 재직했던 핵폐기 전문가 셰릴 로퍼 씨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IAEA가 현재 이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정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로퍼 씨는 "비핵화 일정은 북한이 얼마나 협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북한에는 핵 관련 시설이 많으므로 북한이 공개한 핵 프로그램 목록과 미국이 갖고 있는 목록을 비교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것이 차이가 있다면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비핵화 초기에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하이노넨 전 사무총장은 "이전의 합의와 경험을 살펴보면 북한이 진지하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해체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부분적 신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행동에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만큼 신고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이같은 단계적 검증 과정을 통해 비핵화 노력의 진정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