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증시 강세론자 사이에서 사랑을 받았던 홍콩 증시가 중국 시장의 혼란으로 버림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 예상치와 지수 목표치를 깎아 내리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고꾸라지고 미국이 금리 인상 계획을 고수하면서 투자자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 홍콩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두가지 우려 모두 홍콩 증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자 이날 홍콩 증시는 1% 넘게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지난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난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상승했던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2분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안다의 스티븐 이네스는 "중국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고 위안화는 2015년 기억을 떠올리게한다"며 현금이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까지 홍콩 증시 강세를 예견했다.
올해 1월 홍콩 증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준 곳이었다. 같은 달 항셍지수는 월말로 접어들면 약세를 나타냈지만 비관론자 마저도 일시적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러나 홍콩과 역외 중국 주식을 추종하는 펀드에 17개월 연속 투자했던 국제 투자자들은 지난달 초 이후 약 40억달러를 빼갔다.
대형 기업공개(IPO) 계획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신주가 시중에 풀리면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IPO를 통해 47억달러를 조달했다. 오는 9일이 첫 거래일이다. 중국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메이퇀디엔핑은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60억달러 조달을 목표로하고 있다.
현재 항셍지수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배율(PER) 11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10년 평균보다 약 5% 낮은 수준이다. 상장 기업에 대한 순이익 예상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간스탠리는 항셍지수 기업 순익의 평균 60%가 위안화로 산출된다고 분석했는데, 지난달 위안화는 최악의 성과를 거둔 통화 중 하나였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6월 항셍지수 목표치를 2만7200포인트로 제시했다. 전날 종가보다 4.7%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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