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프랑스 정부가 담배 제조회사들과 함께 길거리에 버려지는 꽁초 규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노상 담배꽁초는 도시 미관을 해치고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프랑스 정부는 담배회사 측에서 3개월 이내에 자발적으로 규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참여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닐의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리는 매년 350t(톤)의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 곳곳에 비치한 재떨이나 68유로(80달러)에 달하는 벌금도 담배꽁초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환경부 브륀 프와르송 부장관은 업계 대표들과의 회의에서 "9월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부 차원에서 담배꽁초 수거 및 제거 작업에 기업들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강제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매년 프랑스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만 300억개피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가 넘는 담배꽁초가 해변과 숲, 강, 바다 등 자연환경에 남게 된다.
프와르송 부장관은 "담배는 수많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한 개피만으로도 수백리터의 물을 오염시킬 수 있고, 분해하는 데 십 년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에서는 아직 담배꽁초 규제 시행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 관료에 따르면 시행 방안 중 하나로 의무재활용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료는 "환경부는 절대 난폭하게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나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오염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럭키스트라이크나 로스만 등을 제조하는 담배 제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는 정부 주도의 흡연자 교육과 휴대용 재떨이 보급에 동참하겠다면서도 새로운 세금부과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BAT 에릭 셍시-미누티에 홍보부장은 "기업과 흡연자, 시민들이 추가 세금을 내는 것보다는 담배꽁초 수거비용을 절약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렌치 갈로이세(the French Gauloises)와 지탄(Gitanes) 등을 제조하는 임페리얼 브랜드는 담배꽁초 규제로 인해 오히려 흡연자들이 꽁초를 마구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담배 필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의학잡지 토바코 컨트롤은 매년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양이 4조5천억개피에 달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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