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대한전선 공들인 중동 시장 긴장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전력망 교체 사이클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슈퍼 사이클' 기대를 키워온 국내 전선업계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공을 들여온 중동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상 운임 급등까지 겹치면서 전선 기업들의 프로젝트 일정과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계는 중동 지역에서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을 중심으로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면서 전력망 구축 수요가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초고압 지중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 등을 앞세워 사우디와 바레인, 쿠웨이트 등에서 국가 기간 전력망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중동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카타르에서 약 22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2024년에는 쿠웨이트 현지 건설·무역 기업 랭크(Rank)와 공동 투자해 쿠웨이트 최초의 광통신 케이블 생산 법인 '대한쿠웨이트(Taihan Kuwait)' 공장을 준공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 중동 프로젝트 변수 확대
문제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정부의 재정 지출 우선순위가 국방과 치안으로 이동하면서 전력망 등 대형 인프라 사업 발주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네옴시티'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와 초고압 송전망 구축 사업 등 중동 지역에서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이 지정학적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와 자금 집행 일정 변화로 인해 신규 발주가 늦어지거나 이미 체결된 계약의 이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발틱지수 급등…물류 부담 확대
전쟁 여파는 물류비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운임 지표인 발틱원유유조선지수(BDTI)는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1991포인트에서 9일 기준 3040포인트로 약 50% 넘게 상승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유조선 운임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해운업계에서는 유조선 운임 상승이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운임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해저 케이블이나 초고압 케이블처럼 부피가 큰 전선 제품은 대부분 선박으로 운송되기 때문에 운임 상승이 기업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전력망 투자 확대 흐름은 지속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지정학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 국가 간 전력망 연결 프로젝트 증가 등으로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프로젝트 일정 지연과 물류비 상승 등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망 투자 수요 자체는 계속 확대되고 있어 전선 산업의 장기 성장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