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북미관계 정상화 골자 '페리프로세스' 주인공의 평가
[싱가포르=뉴스핌] 이영태 특파원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공동성명에 대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필수적인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페리 전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페리프로세스'를 만든 미국 대외정책의 원로 전문가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사진= 뉴스핌 김학선 기자] |
페리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이고 필수적인 첫 단계(The Singapore commitment to “work toward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was a first essential step—historic...)"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진 글에서 "나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보다 구체적인 단계들을 포함하기를 기대했었다"면서 "앞으로 후속조치들이 곧 뒤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많은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I had hoped that the Singapore summit would include a few more concrete steps—I’m hopeful they will follow soon. Much hard work ahead)"고 진단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대북정책을 이끈 '페리프로세스'를 입안, 미 외교정책의 '원로'로 통한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국방장관 재직시절인 1994년 1차 북핵위기가 발생하자, 한때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하기도 했던 대북 강경파였다. 하지만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북핵·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한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한 뒤 1999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그해 10월 대북 포용으로 급선회하는 '페리보고서'를 미 행정부에 제출했다.
미 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페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고, 2000년 10월 조명록 특사와 매들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상호교환 방문을 진행해 북·미 수교 직전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페리프로세스'는 북한에 강경 태도를 보였던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 이후 전면 중단됐다.
그는 지난 4월10일 뉴스핌이 주최한 제7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뉴 페리프로세스'와 북미관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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