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이 시작하기 1~2달 전부터 사장님이 참석하는 사업 미팅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회계 위반 논란 문제로 사장님이 바이오 USA를 불참하니 사업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오 USA에 참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달 4일부터 7일까지 바이오 USA가 열린 미국 보스턴 컨벤션 전시관에도 삼성바이오의 회계 위반 논란 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회사가 사업을 시작한 2011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바이오 USA를 참가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바이오 USA에서 고객사들을 만나 신뢰를 돈독히 하고, 새로운 고객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올해는 회계 위반 논란이 불거지고, 바이오 USA와 금융위원회의 증권선물위원회 일정이 겹치면서 김 사장이 8년 만에 처음으로 바이오 USA를 불참했다.
김 사장의 부재에도 삼성바이오는 약 110건의 미팅을 진행했지만, 직원들은 조금씩 우려를 나타냈다. 1~2달 전부터 김 사장과 만나기로 약속한 고객사들이 정작 김 사장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의 경우 계약 금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장이나 생산 총괄급 등 고위 임원이 계약에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 로슈, BMS 등과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김 사장의 지원사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USA에 참가한 고객사들 대부분도 삼성바이오의 회계 관련 이슈를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문제 삼는 고객사들은 없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회계 관련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삼성바이오 내부에서 감돌고 있다. 생명과 연결되는 의약품 사업에서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의 회계위반 여부를 가릴 증선위 등에서 신중을 기해야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뿐 아니라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눈도 금융당국의 결정에 쏠려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회계 위반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증선위 정례회의는 오는 20일 열린다. 회계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는 다음 달 4일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바이오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삼성바이오의 회계 위반 여부를 가려야 한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