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中, 대만 현상유지 방해 말라"
허레이 "'하나의 중국' 해치는 행위 강력히 반대"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양측이 공개 설전을 벌였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일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대만을 고립화하고 인근에서 공해상 작전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만의 '현상 유지'를 방해하지 말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중국, 미국 국기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허레이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같은 날 "중국 정부와 국민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모든 종류의 정부 접촉 등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해치는 행위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대만은 중국의 일부)'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치지역으로 간주한다. 무역과 안보에서 중국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재작년 들어서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보다 사안의 민감도가 높아졌다. 미국 내 대(對)중 강경파들은 대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미국 연방 의원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기 위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대만을 경유지로 거쳐갔다.
맥 쏜베리(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대만의 이익에 반하는 일방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는 대만의 군사적 노력을 미국은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대만에 군사 장비를 계속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들은 상당한 군사 방어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후 대만에 제공할 무기에 미사일 방어가 포함될 지를 묻자 대만은 직접 거론하지 않고 "최근 하원서 통과된 법안은 미사일 방어에 관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많은 국가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미국 하원서 통과된 연례 국방비 지출 법안은 대만 군사력에 대한 미 국방부의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관리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대만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조치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조건으로 미국과 대만과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2016년 당선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과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만과의 접촉을 단절하고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대만 수교국들의 단교를 유도해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