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 군사화 견제 의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정부가 아시아에서 군사 작전을 감독하는 '미국 태평양 사령부'의 명칭을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바꾸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태평양 사령부 본부가 위치한 하와이에서 열린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 이임식에서 "인도양과 태평양의 연결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미 태평양 사령부를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은 "지구 표면의 절반 이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고, 헐리우드에서 발리우드까지, 북극곰에서 펭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단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한 미국 대사로 지명된 해리스는 이날부로 미 태평양 사령관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미 태평양 사령관에 지명됐던 필립 데이비드슨이 약 37만5000명의 미군과 군무원을 지휘하며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이끌게 된다.
미국 관리들은 명칭 변경은 태평양과 인도양뿐 아니라 36개국을 포함한 사령부의 책임 영역을 더욱 잘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인도와 국방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다. 중국의 군사력을 두고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왔다.
작년 10월 미국 정부는 동북아시아와 호주,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부르던 '아시아·태평양'이라는 말 대신 '인도·태평양'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채택한 바 있다.
CNN은 이러한 명칭 변경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 행동이 벌어지며 긴장이 고조된 뒤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군사 행동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등 대다수 국가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최근 몇 달 간 미 관리들의 발언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에 대함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전파 방해기 등을 배치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의 전략 폭격기 H-6K가 우디 섬에 처음으로 착륙했다.
중국이 이러한 군사 활동을 펼치자 미국은 중국의 림팩(환태평양훈련) 참여 초청을 취소했다. 림팩에는 인도 등 26개국이 참여한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베트남과 필리핀도 함께한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