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정국 우려 및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증시 6일 연속 하락
伊 연정 논의 재개되며 이탈리아 채권, 증시 소폭 반등
유로, 미달러·엔·스위스프랑 대비 소폭 반등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탈리아 정국 우려와 무역전쟁 위기감에 세계 증시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으나, 이탈리아에서 연립정부 구성 논의가 재개되면서 조기총선 가능성이 낮아져 유럽 증시가 소폭 반등하고 있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에서 조기 총선이 개최되면 반유로 성향의 정당들이 더욱 득세할 것이란 전망에 최근 수일 간 투자자들은 미국과 독일 국채,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이탈리아 조기 총선은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의 장이 될 것이란 우려에 2011~2012년 유로존 채무위기 공포가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조기 총선을 막고 시장 소요를 잠재우기 위해 극적으로 연립정부 구성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소식에 이탈리아 증시가 5일 간의 급락세를 마감하고 소폭 반등 중이다.
두 정당은 29일(현지시간) 밤부터 연정 논의를 재개했는데 아직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정치 리스크에 민감한 이탈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은 5년 만에 최고치에서 0.5%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5일 간 4% 가까이 하락했던 범유럽지수는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하오 란 위 바클레이스 투자전략가는 이탈리아발 글로벌 시장 리스크가 증가했지만 이탈리아가 정부지출을 급격히 늘리거나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U를 떠나겠다는 이탈리아의 위협이 얼마나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2012년과 같은 유로존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유로존 경제성장과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약 4조8000억엔(47조7062억원) 규모의 유로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최대 민간 생명보험사인 닛폰생명보험도 현재로서는 이탈리아 채권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톰슨로이터 데이터스트림] |
◆ 무역전쟁 우려
전날 금융주를 중심으로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0.5~1.2%의 낙폭을 기록한 후, 이날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상승하며 뉴욕증시의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다시금 고조되면서 대부분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1.5% 내리며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4% 하락했다. 무역에 민감한 MSCI 신흥국지수는 1.2% 내리며 5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최근 미·중 무역 대표단이 조율한 '상호 관세 부과 보류' 방침을 깨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라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무역전쟁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서 신흥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2주 만에 두 번째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촉발되면서 미국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2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안전 통화인 엔화와 스위스프랑이 급등하고 있다.
앨빈 탄 소시에테제네랄 외환전략가는 “단기적으로 유로화 하방 리스크는 대체로 정치 리스크”라며 이탈리아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유로/달러는 1.15~1.16달러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증산 발표를 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30일 유로/달러 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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