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엔화, 유로·달러 대비 상승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이탈리아가 정치적 혼란에 빠지면서 유로화가 6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해졌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달러 환율은 작년 11월9일 이후 최저치인 1.1607달러로 떨어졌다가 한국시간 기준 1시 59분 현재 1.1630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유로/달러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 |
이탈리아 최초의 극우·포퓰리즘 정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는 내각 구성에 착수한 지 사흘 만에 전격 사퇴했다. 콘테 지명자가 유로존 탈퇴론자인 파올로 사보나를 재무장관 후보로 제안한 데 대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앞서 유로/달러 환율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재무장관 후보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전날 장 초반 1.1728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콘테 총리 지명자가 사퇴하자 현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대통령 탄핵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의 금리차가 2013년 12월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시자키 유키오 다이와증권 선임 통화 전략가는 "유로존 국가들의 금리 격차가 합자기 확대된 것이 유로화 매도세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독일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로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이달까지 쌓인 유로화 매수 포지션이 아직 많다"면서도 "그러나 유로화 가치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유로/엔 환율은 11개월래 최저인 126.520엔으로 하락했다가 현재 0.27% 하락한 126.85엔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는 5월 들어 엔화대비 4%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야마다 슈스케 외환 전략 부문 수석 전략가는 "유로화 약세가 엔화 강세의 중요한 요소"라며 "엔화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에 대해서도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0.31% 하락한 109.08엔에 거래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94.319로 0.1% 하락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