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영국 비자 갱신 늦어져
[서울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영국 축구클럽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1)가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따낸 아브라모비치는 조만간 이스라엘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Tel Aviv)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013년 8월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릿지에서 열린 축구팀 첼시와 헐 시티(Hull city) 경기를 관람 중인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bramovich)[사진=로이터] |
러시아계 유대인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영국 축구 구단 첼시를 인수한 후 영국 최고 부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최근 영국 투자 비자를 갱신하는 데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브라모비치의 영국 비자는 지난달 만료됐으나 비자를 갱신하는 데 평상시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아브라모비치 비자 갱신 실패가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 후 불거진 영국과 러시아 정부 갈등으로 인한 영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아브라모비치 비자 갱신 문제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
이스라엘 인터넷매체 와이넷(Ynet)는 유대계 가정 출신의 아브라모비치가 이날 이스라엘 도시 텔아비브에 도착했으며 이스라엘 시민임을 증명하는 신분 확인 서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아브라모비치가 지중해변에 위치한 과거 호텔이었던 건물을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이민 당국 대변인은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으나 이스라엘 국경관리 부처 대변인은 아브라모비치가 이스라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시민이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유대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한 유대인은 즉시 이스라엘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여권을 받은 시민은 영국에 비자 없이 입국해 며칠 동안 머무르는 것이 가능하다. 아브라모비치가 이스라엘 시민권을 취득한 것도 영국 체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는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영국은 사건에 대해 러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의 배후 의혹을 부인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러시아에서 11번째로 부유한 사업가다.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재산은 100억8000만달러(10조8531억)다. 그는 1990년대 러시아 석유 사업으로 재산을 쌓았으며 2003년 영국 축구 클럽 첼시(Chelsea FC)를 인수해 첼시가 영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축구 클럽으로 변모하는 데 기여했다.
saewkim91@newspim.com